
코딩 0줄로 뱀서류 게임 만들어봤다 — 말로만 시켰더니 진짜 되긴 하는데 (feat. 총 쏘는 호랑이)
솔직히 반신반의였습니다. “코딩 0줄로 게임을 만든다”는 말, 유튜브엔 넘치는데 대부분 “1시간 만에 딸깍!” 하고 끝이잖아요. 그래서 제가 직접 해봤습니다. 프로그래밍 용어도 제대로 모르는 제가, 말로만 시켜서 뱀파이어 서바이벌류 게임을 하나 만들었어요. 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어이없는 버그까지 다 적습니다. (위 호랑이가 그 게임 주인공이에요.)
↑ 이 한 문장이 시작이었어요.
뭘 만들었나
뱀파이어 서바이버즈 아시나요? 캐릭터는 이동만 하고, 공격은 알아서 나가고, 몰려오는 적을 쓸어담으며 레벨업하는 생존 게임이요. 그 장르를 십이지신·정령 캐릭터로 바꿔서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장르(규칙)는 저작권이 없어요. 재미 공식만 가져오고, 캐릭터·아트는 우리만의 것으로. 그래서 “따라 만들기”가 아니라 “내 게임 만들기”가 됩니다.
시작: 한 문장으로 뼈대가 나왔다
제가 처음 시킨 건 딱 이거였어요.
“이동만 하면 알아서 쏘고, 적이 몰려오고, 죽이면 레벨업.”
이 한 문장에 게임의 뼈대가 한 방에 나왔습니다. 캐릭터가 움직이고, 자동으로 공격하고, 경험치 젬이 떨어지고, 레벨업이 도는 최소한의 게임이 몇 분 만에 실제로 돌아갔어요. 예전에 만들다 만 게임의 부품들까지 알아서 재활용하더라고요.
여기서 “오, 되네?” 했습니다. 그런데 곧 알게 됐어요.
첫 깨달음: AI는 ‘되게’ 만들고, ’재미’는 내가 봐야 한다
돌려보니 밋밋했습니다. 기능은 다 도는데, 재미가 없었어요.
이게 핵심입니다. AI는 “돌아가게”는 기가 막히게 만들어줍니다. 근데 “이게 재미있는지”는 절대 대신 못 봐줘요. 그건 제가 눈으로 보고, “이 부분이 심심해, 타격감을 넣어줘”라고 짚어줘야 하는 몫이었습니다. 만드는 내내 이 경계가 계속 나왔어요.
삽질 1: 칼 이펙트 첫 시도는 처참했다
타격감을 위해 칼 휘두르는 이펙트를 넣기로 했어요. 그냥 “슬래시 이펙트 만들어줘”라고 했더니 — 웬 불꽃 아이콘이, 그것도 회색 배경째로 나왔습니다. 게임에 붙이면 회색 네모가 둥둥 떠다니는 꼴이었죠.
실패를 보고 다시, 구체적으로 말했습니다.
“초승달 궤적으로, 배경은 완전 검정으로.”
검정 배경을 지정한 데는 이유가 있어요. 검정은 나중에 쏙 빼면 투명해지거든요(가산 블렌드라는 방식으로 검정이 자동으로 사라집니다). 그제야 제대로 된 칼 궤적이 나왔습니다.
↑ 두 번째 시도. “초승달·검정 배경”이라고 구체적으로 말하니 이렇게 나왔어요.
삽질 2: “호랑이가 검을 안 휘두르는데?”
캐릭터는 호랑이(범/불 속성)로 정했어요. 그런데 창 모드로 돌려보니 호랑이가 검을 안 휘두르고 투사체만 날리고 있더라고요. 제가 창에서 바로 지적했습니다.
여기서 AI 이미지의 진짜 난관이 나옵니다. “우리 호랑이를 그대로 유지한 채” 검 휘두르는 포즈를 새로 만드는 것. 캐릭터가 매번 딴 호랑이가 되면 안 되잖아요. 다행히 캐릭터 일관성을 잡아주는 방식으로 첫 시도에 통과했고(맨 위 이미지가 그 검 스윙이에요), 윈드업(준비)과 타격 2프레임 스윙으로 붙였습니다.
제일 어이없었던 버그: 칼 든 호랑이가 총알을 쐈다
이게 하이라이트입니다. 분명 칼 캐릭터로 바꿨는데, 공격을 하면 총알이 나갔어요. 칼을 든 호랑이가 탕탕 총을 쏘는 거죠.
더 웃긴 건 — AI한테 코드 검사를 시키면 “정상”이라고 했다는 겁니다. 코드 문법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었거든요. 투사체가 무기였던 옛날 설정이 남아서 생긴 버그였는데, 이건 오직 눈으로 봐야만 보이는 버그였어요.
여기서 또 한 번 배웠습니다. “AI 검사 통과 = 정상”이 아니다. 실제로 돌려서 내 눈으로 봐야 안다.
↑ 코드는 정상, 화면은 아님 — 눈으로만 보이는 버그.
레벨업도 처음엔 엉터리였다
레벨업할 때 “투사체 +1”이 떴어요. 근데 이젠 칼이 무기인데 투사체가 왜 늘어요. 이것도 옛 설정의 잔재였습니다.
그래서 진짜 레벨업 선택 시스템으로 바꿨어요. 레벨업하면 게임이 잠깐 멈추고, 카드 3장이 뜹니다 — “공격 데미지 +%”, “공격 속도 증가”, “공격 범위 증가” 같은 거요. 그리고 여기서 고른 게 말뿐이 아니라 실제 전투 계산에 반영되는지 확인했습니다. 사거리가 150에서 168, 188로 실제로 늘어나는 걸 숫자로 봤어요.
솔직한 한계 (이건 꼭 알고 시작하세요)
“코딩 0줄로 게임 딸깍”은 절반만 맞는 말입니다.
- AI는 ’되게’까지만 해줍니다. 재미있는지, 타격감이 있는지는 내가 눈으로 보고 계속 짚어줘야 했어요.
- AI 검사는 눈 버그를 못 잡습니다. “코드 정상”이라도 화면에선 총 쏘는 호랑이가 돌아다닙니다. 실제로 돌려보는 수밖에 없어요.
- 한 번에 안 됩니다. 칼 이펙트도, 캐릭터 포즈도, 레벨업도 다 “시키고 → 틀린 거 보고 → 다시 구체적으로” 반복이었습니다.
- 구체적으로 말할수록 잘 나옵니다. “슬래시 만들어줘”는 실패, “초승달 궤적, 검정 배경”은 성공. 이 차이가 전부예요.
그래서, 코딩 0줄로 진짜 게임이 되나?
됩니다. 단, 제가 한 건 이게 전부예요.
시키고 → 돌려보고 → 이상한 거 짚어서 다시 말하고.
문법도, 코드도 몰라요. 필요한 건 눈이랑 입뿐이었습니다. 화면을 보는 눈, 뭐가 이상한지 말하는 입. 그거면 게임이 굴러갔어요. 완벽하진 않아도, 실제로 플레이되는 게임이요.
만드는 과정 전부는 영상으로 올려놨습니다 — 총 쏘는 호랑이까지 그대로요.
다음 글에서는 이 게임에 쓴 캐릭터 이미지를 돈 한 푼 안 내고 만든 방법을 풀어보겠습니다. 궁금하시면 팔로우해두고 지켜봐 주세요.
참고
- 만드는 과정 영상 (클로드 빌더 루비파파): https://youtu.be/4PVw4DxN1Uk